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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원고, 피상고인】
검단신용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기)
【피고, 상고인】
김순덕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참 담당변호사 권원현)
【원심판결】
인천지방법원 2017. 6. 27. 선고 2016나5349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서(보충)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어느 사유지가 종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또는 도로예정지로 편입되어 사실상 일반 공중의 교통에 공용되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 토지 소유자가 스스로 그 토지를 도로 등으로 제공하여 인근 주민이나 일반 공중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거나 그 토지에 대한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의사해석을 함에 있어서는, 소유자가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경위와 보유기간, 소유자가 토지를 공공의 사용에 제공한 경위와 그 규모, 토지의 제공에 따른 소유자의 이익 또는 편익의 유무, 해당 토지 부분의 위치나 형태,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 환경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 보장과 공공의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 24. 선고 2016다26455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는 원고 토지, 고연례 토지의 이용자를 비롯한 인근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었거나 그 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이 포기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피고 토지를 매수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4. 9. 17. 원고 토지에 관하여 같은 해 9. 15.자 임의경매로 인한 매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원고 토지와 접한 고연례 토지는 고연례의 남편인 신현석의 소유였다가, 신현석이 사망하자 2007. 12. 12. 고연례가 같은 해 10. 16.자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3) 피고는 2003. 1. 23. 고연례 토지와 접한 피고 토지에 관하여 2002. 12. 20.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피고의 아들 권영태는 2004. 3. 4. 무렵부터 피고 토지에서 자동차정비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피고 토지의 한 면은 간선도로인 봉화로에 연결되는 도로인 봉화로223번안길에 접해 있다.
(4) 원고 토지는 공로에 접하고 있지 않다. 원고 토지에서 공로에 이르는 길은 네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고연례 토지와 이 사건 토지를 거쳐 봉화로223번안길에 이르는 이 사건 통행로이다.
(5) 원고 토지 중 402-2 토지에는 1920년 무렵 신축된 주택이 2011년 무렵까지 있었는데, 위 토지의 전 소유자인 양동모는 위 주택에서 40년 이상 거주하면서 이 사건 통행로를 원고 토지에서 공로에 이르는 가장 넓은 길로 이용하였다. 양동모가 2011년 무렵 위 주택을 철거한 이후 원고 토지에는 아무런 건물도 들어서 있지 않다.
(6) 권영태는 2003. 12. 무렵 자동차정비공장 신축과 관련하여 신현석과 여러 분쟁이 발생하자 신현석에게 “권영태는 신현석 씨가 통행할 수 있도록 통로를(위치: 유치원 측 왼쪽) 막지 않고 통행 편의를 제공할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확약서를 작성해 주었고, 위 확약서의 작성으로 분쟁이 일단락되었다.
(7) 고연례는 권영태가 2013년 무렵 원고 토지의 소유자이던 양동모로부터 원고 토지를 임차하여 그곳에 폐자동차 등을 가져다 놓자 이 사건 토지와 고연례 토지가 접하는 부분에 철문을 설치하였다. 이에 권영태는 이 사건 토지 중 봉화로223번안길과 접하는 부분에 출입문을 설치하였다. 고연례는 권영태로부터 위 출입문의 열쇠를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그때부터 다른 길을 이용하였다.
(8) 이 사건 통행로는 「도로법」에 따른 도로나 위 법의 준용을 받는 도로가 아니다. 이 사건 통행로는 구 「도로명주소법」(2020. 12. 8. 법률 제1757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구 「도로명주소법 시행령」(2021. 6. 8. 대통령령 제317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에 따라 봉화로223번안길의 1차 종속구간으로 고시되어 있었으나, 인천광역시 서구청장은 2016. 5. 16. 이 사건 통행로에 관하여 도로구간 폐지를 고시하였다.
나. 이러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토지의 종전 소유자 또는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 토지, 고연례 토지의 이용자를 비롯한 인근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권리를 부여하였거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1) 원고 토지 또는 고연례 토지의 이용자들이 2013년 무렵까지 이 사건 토지가 포함된 이 사건 통행로를 공로에 이르는 통행로 중 하나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토지가 최초에 어떤 경위로 통행로로 사용되게 된 것인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2) 피고 토지는 권영태가 자동차정비공장을 신축하기 전에는 방앗간이나 페인트공장의 부지로 이용되었는데, 권영태가 피고 토지에 자동차정비공장을 신축하면서 이 사건 토지의 지면을 콘크리트로 포장하여 이 사건 통행로가 현재와 같은 폭과 형태를 갖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3) 권영태가 2003. 12. 무렵 자동차정비공장 신축에 따른 분쟁을 무마하기 위하여 고연례의 남편 신현석에게 이 사건 토지를 통행로로 이용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기로 확약한 바 있으나,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 토지 이용자를 비롯한 인근 주민들에게 이 사건 토지를 통행에 제공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더구나 고연례는 2013년 무렵 이 사건 토지와 고연례 토지가 접한 부분에 철문을 설치한 이후 이 사건 토지와 봉화로223번안길 사이에 설치된 출입문의 열쇠를 주겠다는 권영태의 제의도 거부한 채 다른 통행로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권영태와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통행로 중 고연례 토지에 속하는 부분을 이용하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도 굳이 이 사건 통행로 중 이 사건 토지 부분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한 행위로 보인다.
4.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피고 토지의 종전 소유자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원고 토지, 고연례 토지의 이용자를 비롯한 인근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거나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고 피고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피고 토지를 매수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무상통행권 부여 또는 독점적·배타적인 사용·수익권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